[애프터다크] 무라카미 하루키
책장정리 |
2022. 5. 19. 10:20
다카하시가 마리를 만나 새벽이 오기까지의 이야기.
오래전 나의 20대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무수히 많은 밤을 새웠던 20대의 시절로.
소설 속에서 잠시 만난 고오로기가 이야기한다.
“인간은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사는 게 아닐까? 그게 현실적으로 중요한 기억인지 아닌지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아. 그냥 연료야. 신문 광고지가 됐든, 철학책이 됐든, 야한 화보사진이 됐든,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 됐든, 불을 지필 때는 그냥 종이쪼가리잖아? 불은 ‘오오, 이건 칸트잖아’라든지 ‘이건 요미우리 신문 석간이군’이라든지 ‘가슴 끝내주네’라든지 생각하면서 타는 게 아니야. 불 입장에서는 전부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과해. 그거랑 같은 거야. 소중한 기억도, 별로 소중하지 않은 기억도,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기억도, 전부 공평하게 그냥 연료.”
그냥 조용히 과거에 다녀온 느낌. 연료처럼 소진했던 작은 기억들을 떠올리며 소설 속 음악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소니롤린스의 sonnymoon for two 같은 음악을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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