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도우미라고 해야 할까. 우리나라도 이벤트 행사에 도움을 주던 나레이터모델을 컴패니언걸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이 소설은 그렇게 불리던 일본의 1980년대 도쿄를 배경으로 한다.
컴패니언 교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드리 햅번처럼 보석을 바라보며 소설은 시작된다.
보석 감사 파티 행사 후 사망한 동료 에리가 자살이 아닐 거라는 추측을 하는 형사 ‘시바타’가 우연하게도 교코의 옆집으로 이사를 온다. 사건을 수사하던 중 에리의 친구 ‘유카리’마저 의문의 살인을 당한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추리소설. 게다가 히가시노게이고의 초창기 작품이라 그런지 치밀하기는 하지만 장황하고 지루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조금은 있다. 우선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 일본 이름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은(나를 포함) 이름 찾느라 앞뒤로 한참을 뒤적일 게 분명하다.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여기서 그녀는 누구인가. 내용을 엄밀히 따지자면 그녀가 아닌 그가 맞는게 아닌가. 원제목은 '교코의꿈'인데... 번역 출간된 2021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영향이었을까. 시선은 끌었지만 아쉬운 제목이다.
 

[그림자 밟기] 요코야마 히데오

책장정리 | 2022. 5. 20. 11:23
Posted by seesun


 
독특한 방식이라고 해야할까. 동생과 형의 대화를 보면서 뭔가 이상하고 궁금해지기 시작한 소설.
 
교도소에서 출소한 마카베 슈이치는, 쌍둥이 동생인 마카베 게이지와 대화하며, 자신이 잡히게 되었던 날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자료를 찾기 시작한다.
 
동생의 대화는 ( ), 형의 대화는 < >로 구분되어 둘의 대화가 헷갈리지 않게 도와준다. 역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틀린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와 달리 둘만의 대화를 다르게 표현한 건 다른 이유가 있었다. 동생 게이지는 이미 15년 전에 죽었다. 게이지의 영혼은 마카베와 함께 있었고, 그는 동생의 영혼과 대화를 하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독특한 발상이다. 기억력이 좋은 동생은 형을 여러모로 돕기도 한다.
주인공 마카베의 신분은 도둑이지만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전문 형사나 탐정보다 날카롭다. 마카베가 셜록이라면 그의 동생 게이지는 왓슨같은 느낌이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여러 단편의 형식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마카베가 하나하나 풀어가는 사건들의 연속이었지만 등장인물들이 얽혀 있어서 내용도 다 연결된 것처럼 보였다.
언제까지 동생과 함께일 수는 없겠지만 그가 형을 떠나가는 순간, 떠날 수 밖에 없는 순간은, 마카베가 말하지도 깨닫지도 못한 마음 속에 영원처럼 오래도록 남았다.
 
피카레스크소설 - 악당이나 건달, 범죄자가 주인공인 소설., 스페인어로 "악당"을 뜻하는 단어인 "피카로"(Pícaro)에서 유래했다.
 
 

'11문자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책장정리 | 2022. 3. 25. 12:50
Posted by seesun


2011년 방영되었던 일본드라마의 원작소설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다.

■ 대략의 줄거리
소설의 주인공은 추리소설 작가이다. 연인이 된지 얼마 안된 그의 남자친구가 살해되었다. 그는 남자친구 살해와 관련된 단서를 찾아 스포츠플라자의 대표를 찾아가고, 거기서 촉이 온 주인공은 담당 편집자이자 친구인 후유코와 함께 그의 주변인들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의 남자친구는 살해되기 전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사건은 1년 전 1명이 사망했던 요트여행과 관련이 되어 있었다. 주인공과 친구 후유코는 여행 참가자들과 만나기로 약속하는데, 약속 전에 하나씩 살해된다. 요트여행 사망자와 같은 방식으로.

문제의 해결점을 가진 것 같은 스포츠플라자 대표는 1년전 여행 멤버가 그대로 참가한다며, 주인공과 친구 후유코와 함께 요트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그 여행지에서 그의 친구 후유코마저 살해당하고 만다. 또 같은 방식으로.

주인공은 살인자를 찾기 위해 여행참가자들의 알리바이를 조사하지만, 그들의 알리바이는 짜맞춘 것처럼 명확했다. 1년 전 요트여행의 숨겨진 비밀을 하나하나 맞춰나가던 주인공은, 해답은 자신에게 있다는 걸 깨닫고, 끝내 범인을 찾아내게 된다.

■ 느낌과 추천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을 전부 읽지는 않았지만, 먼저 사건결과를 보여주고, 범인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보니, 도입부에서 살인이라는 자극적인 사건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의 소설을 연달아 읽다보면 살인이 너무 흔하지 않은가, 그 정도의 감정으로 살인을 해야했을까, 살인에 대한 느낌이 무뎌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러운 생각이 든다. 그의 책을 연달아 쉽게 빌려보기 꺼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쿠다 히데오처럼 커다란 사건은 없지만, 섬세한 묘사로 몰입도를 높이는 소설들과 교대로 읽어보기를 권한다.

보통 제목은 소설의 핵심을 표현하거나, 실마리를 나타내곤 하는데, 이번 소설의 제목 '11문자 살인사건'은 그런 점에서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블로그 이미지

seesun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926)
책장정리 (37)
생활 속 이야기 (2)
주식 이야기 (9)
[여행] (3)
뉴스브리핑 (854)
[집에서 먹는 음식] (7)
[밖에서 먹는 음식] (1)
memo (0)
1man res (0)
유네스코 세계유산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