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책장정리 |
2022. 5. 23. 11:26
행사도우미라고 해야 할까. 우리나라도 이벤트 행사에 도움을 주던 나레이터모델을 컴패니언걸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이 소설은 그렇게 불리던 일본의 1980년대 도쿄를 배경으로 한다.
컴패니언 교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드리 햅번처럼 보석을 바라보며 소설은 시작된다.
보석 감사 파티 행사 후 사망한 동료 에리가 자살이 아닐 거라는 추측을 하는 형사 ‘시바타’가 우연하게도 교코의 옆집으로 이사를 온다. 사건을 수사하던 중 에리의 친구 ‘유카리’마저 의문의 살인을 당한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추리소설. 게다가 히가시노게이고의 초창기 작품이라 그런지 치밀하기는 하지만 장황하고 지루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조금은 있다. 우선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 일본 이름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은(나를 포함) 이름 찾느라 앞뒤로 한참을 뒤적일 게 분명하다.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여기서 그녀는 누구인가. 내용을 엄밀히 따지자면 그녀가 아닌 그가 맞는게 아닌가. 원제목은 '교코의꿈'인데... 번역 출간된 2021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영향이었을까. 시선은 끌었지만 아쉬운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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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밟기] 요코야마 히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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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20. 11:23
![](https://blog.kakaocdn.net/dn/zcUkN/btrCFJNKeAG/1kXKpzlQVsLY9yXczNQkmk/img.jpg)
독특한 방식이라고 해야할까. 동생과 형의 대화를 보면서 뭔가 이상하고 궁금해지기 시작한 소설.
교도소에서 출소한 마카베 슈이치는, 쌍둥이 동생인 마카베 게이지와 대화하며, 자신이 잡히게 되었던 날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자료를 찾기 시작한다.
동생의 대화는 ( ), 형의 대화는 < >로 구분되어 둘의 대화가 헷갈리지 않게 도와준다. 역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틀린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와 달리 둘만의 대화를 다르게 표현한 건 다른 이유가 있었다. 동생 게이지는 이미 15년 전에 죽었다. 게이지의 영혼은 마카베와 함께 있었고, 그는 동생의 영혼과 대화를 하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독특한 발상이다. 기억력이 좋은 동생은 형을 여러모로 돕기도 한다.
![](https://blog.kakaocdn.net/dn/oDDur/btrCxHJfnlf/53uy8cvAzj1XkBknL4vnvK/img.jpg)
주인공 마카베의 신분은 도둑이지만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전문 형사나 탐정보다 날카롭다. 마카베가 셜록이라면 그의 동생 게이지는 왓슨같은 느낌이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여러 단편의 형식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마카베가 하나하나 풀어가는 사건들의 연속이었지만 등장인물들이 얽혀 있어서 내용도 다 연결된 것처럼 보였다.
피카레스크소설 - 악당이나 건달, 범죄자가 주인공인 소설., 스페인어로 "악당"을 뜻하는 단어인 "피카로"(Pícaro)에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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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19. 10:20
![](https://blog.kakaocdn.net/dn/ez7iRm/btrCz02R5Mg/ZtGC21yRB2ZdBi0OJCLsWk/img.jpg)
다카하시가 마리를 만나 새벽이 오기까지의 이야기.
오래전 나의 20대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무수히 많은 밤을 새웠던 20대의 시절로.
소설 속에서 잠시 만난 고오로기가 이야기한다.
“인간은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사는 게 아닐까? 그게 현실적으로 중요한 기억인지 아닌지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아. 그냥 연료야. 신문 광고지가 됐든, 철학책이 됐든, 야한 화보사진이 됐든,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 됐든, 불을 지필 때는 그냥 종이쪼가리잖아? 불은 ‘오오, 이건 칸트잖아’라든지 ‘이건 요미우리 신문 석간이군’이라든지 ‘가슴 끝내주네’라든지 생각하면서 타는 게 아니야. 불 입장에서는 전부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과해. 그거랑 같은 거야. 소중한 기억도, 별로 소중하지 않은 기억도,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기억도, 전부 공평하게 그냥 연료.”
그냥 조용히 과거에 다녀온 느낌. 연료처럼 소진했던 작은 기억들을 떠올리며 소설 속 음악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소니롤린스의 sonnymoon for two 같은 음악을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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