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밟기] 요코야마 히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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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다크] 무라카미 하루키
다카하시가 마리를 만나 새벽이 오기까지의 이야기.
오래전 나의 20대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무수히 많은 밤을 새웠던 20대의 시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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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정말 눈에 보이듯 잘 그려졌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문장에도, 글의 여백에도, 대화를 하다가 잠시 머뭇하는 찰나의 순간에도 의미를 담아내었다. 어쩌면 이렇게 사람의 내면을 세밀하고 깊이있게 잘 묘사할 수 있을까.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다.
건축학과 동창인 오카지마가 운영하는 직원 5명의 작은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아오세 미노루. 거품경제기의 영광을 뒤로하고,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45세 이혼남인 그는 시키는 대로 도면을 그리고, 그저 편리한 도구로 쓰이는데 익숙해져 있었다.
뼛속까지 현실주의자처럼 살아오던 그가 의뢰인에게 '당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지어 주세요'라는 요청을 받고, 무엇에 홀린 듯 최선을 다해, 남향이나 동향이 아닌 북향의 빛을 집안으로 끌어들인 아름다운 집을 지어냈다. 그 집은 일본 전국의 개성 있는 주택을 엄선하는 [헤이세이 주택 200선]에 Y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실리고, 다른 의뢰인에게서 그와 똑같은 주택을 지어달라는 요구를 받게 된다.
그 의뢰인은 Y주택에 가봤는데, 사람이 살지 않는 것 같다며, 집안을 한번 볼 수 있게 집주인에게 부탁해줄 수 없냐는 조심스러운 요청을 한다. 아오세는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오카지마와 함께 Y주택을 찾아갔지만, 그의 불안한 예상처럼 집은 아직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느낌이었다.
Y주택을 둘러보던 아오세는, 입주하지 않고 집을 방치해둔 이유가 무엇일까. 아니면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걸까. 의뢰인 가족이 보였던 만족해하던 표정들을 기억하며 고민하기 시작한다. 집안에 있는 물건은 오직 창문 앞에 놓인 고상하고 소박한 나무 의자 하나 뿐.
소설은 그 Y주택에 입주하지 않은 가족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형식이지만 내용은 '사람사는, 가족의, 정이 담긴 이야기'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와 상대를 배려하는 작은 몸짓부터, 주인공의 속마음까지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달에 한번씩 8년째 만나는 13살짜리 딸과의 많지 않은 대화 속에서 애틋함이 느껴진다. 전부인 유카리와의 덤덤한 통화나 묘사된 행동들에서도 말할 수 없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친구이자 회사 상사인 오카지마와의 이야기와 질투, 배려 같은 상황의 서술 또한 대단하다.
어린 딸 히나코와 만나고 헤어지는 상황을 묘사한 글.
- 가게에서 나온 아오세는 온 길과 반대 방향인 아카사카미쓰케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히나코가 사라진 길을 따라 걸으면 침울해지기 때문에 돌아갈 때는 늘 이 길을 택했다.
이야기의 반전을 생각하게 하는 299p
처음부터...? 이미 시작되어 있던 것이다?
"겉보기에 좋은 게 곧 아름다움이라 생각했는데..."
또다른 반전을 의미하는 유카리의 말 408p
아 내가 실수했다고 생각했어. 당신이 짓고 싶은 집을 지으라고 할 걸... '유카리' 8년 만에 이름을 불렀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야 알았다. 이렇게 정밀하고 내면 깊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는지를...
이 소설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잡지에 연재했던 것을, 7년에 걸쳐 전면적으로 개고해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이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원래 문장 중에 남아 있는 것 10퍼센트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한번에 읽거나 두세번에 나눠읽던 소설과는 달리 여러번 나눠 읽었다. 한 문장도 허투루 읽히지 않고, 천천히 곱씹으며 읽어내려가게 만든 책이다. 주인공과 비슷한 또래이기에 더 그렇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혼자가 아닌, 가족을 이루고, 혹은 이루었었거나 이루게 될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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