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기담집]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만들어낸 - 기묘하면서도 담담하고 슬프면서도 차분한 - 우연들로 이루어진 5가지 단편집.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신상에 일어났던, 대단하지는 않지만 '우연히' 일어난 몇 가지 신기한 일에 대해 말하는 첫번째 이야기. [우연 여행자]
화요일이면 혼자 카페에서 책을 읽는 피아노 조율사는 어느날 옆자리에서 같은 책을 읽는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녀는 그를 마음에 들어한다.
하지만 그는 여자보다는 남자와 더 평온한 관계를 갖는 취향의 남자다. 그녀와 그의 쿨한 대화, 그리고 그로 인해 다시 이어진 누나와 통화를 통해 전해지는 덤덤한 내용의 이야기.
소설 속에 나오는 프란시스 풀랑크의 곡을 틀어놓고, 읽으니 마치 옆에서 듣는 듯한 느낌도... [하나레이 해변]
주인공 사치의 아들은 하와이 하나레이 해변에서 서핑하다 상어에게 다리를 뜯기고 죽었다. 아들을 찾아간 그녀는 일주일동안 그곳에 머물며 자신을 되찾으려 애쓴다.
그뒤로 매년 아들의 기일에 맞춰 그 해변에서 삼 주쯤 머물며 바다를 바라보는 생활을 반복한다.
그렇게 10년 넘게 매년 같은 방, 같은 레스토랑에서 책을 읽고 식사를 한다. 그러던 어느날 히치하이킹을 하는 젊은 아들 또래의 일본인 서퍼들을 자신의 차에 태워주는데, 그들과 나누는 쿨한 대화가 마음에 든다.
레스토랑에서 피아노를 치다가 다시 만난 그 서퍼들은 외다리 일본인 서퍼를 해변에서 보았다는 말을 한다. 그뒤로 날마다 해변을 찾아가지만 볼 수도 없었고, 아무도 본 사람이 없었다.
아들을 그리워하는 엄마의 마음. 겉으로는 쿨하고 무심한 듯 하지만 마음까지는 감출 수 없는... 먹먹한 느낌이 든다.
이 외에도 기묘하고 우연히 일어난 일들에 대한 3가지의 이야기가 더 있다. ‘계단에서 사라져버린 남편’ ‘몰래 움직이는 콩팥 모양의 돌’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이유’ 등 기괴할 수 있는 사건도 덤덤하게 받아들이며 읽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일하다가 짬짬이 하나씩 읽기 괜찮은 책. 디테일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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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문자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2011년 방영되었던 일본드라마의 원작소설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다.
■ 대략의 줄거리
소설의 주인공은 추리소설 작가이다. 연인이 된지 얼마 안된 그의 남자친구가 살해되었다. 그는 남자친구 살해와 관련된 단서를 찾아 스포츠플라자의 대표를 찾아가고, 거기서 촉이 온 주인공은 담당 편집자이자 친구인 후유코와 함께 그의 주변인들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의 남자친구는 살해되기 전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사건은 1년 전 1명이 사망했던 요트여행과 관련이 되어 있었다. 주인공과 친구 후유코는 여행 참가자들과 만나기로 약속하는데, 약속 전에 하나씩 살해된다. 요트여행 사망자와 같은 방식으로.
문제의 해결점을 가진 것 같은 스포츠플라자 대표는 1년전 여행 멤버가 그대로 참가한다며, 주인공과 친구 후유코와 함께 요트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그 여행지에서 그의 친구 후유코마저 살해당하고 만다. 또 같은 방식으로.
주인공은 살인자를 찾기 위해 여행참가자들의 알리바이를 조사하지만, 그들의 알리바이는 짜맞춘 것처럼 명확했다. 1년 전 요트여행의 숨겨진 비밀을 하나하나 맞춰나가던 주인공은, 해답은 자신에게 있다는 걸 깨닫고, 끝내 범인을 찾아내게 된다.
■ 느낌과 추천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을 전부 읽지는 않았지만, 먼저 사건결과를 보여주고, 범인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보니, 도입부에서 살인이라는 자극적인 사건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의 소설을 연달아 읽다보면 살인이 너무 흔하지 않은가, 그 정도의 감정으로 살인을 해야했을까, 살인에 대한 느낌이 무뎌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러운 생각이 든다. 그의 책을 연달아 쉽게 빌려보기 꺼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쿠다 히데오처럼 커다란 사건은 없지만, 섬세한 묘사로 몰입도를 높이는 소설들과 교대로 읽어보기를 권한다.
보통 제목은 소설의 핵심을 표현하거나, 실마리를 나타내곤 하는데, 이번 소설의 제목 '11문자 살인사건'은 그런 점에서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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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쏙쏙 들어오는 '허영만의 주식투자 36계'
허영만 선생이 그리고 쓴 주식투자 책이다.
한국인 기대수명 83년이 넘는다. 하지만 정년은 50살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은퇴 후 돈벌이 없이 100살까지 살려면 아주 가늘게 사는 수 밖에 없다.
결국 최고의 노후대책은 노후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이지만 그게 쉬운가. 돈 걱정에 시달리면서 보내기에는 인생이 너무 길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식을 한다.
그 주식 이야기를 간단하게, 임팩트 있게, 눈에 쏙 들어오게 그려내고 있다.
한번에 읽을 수 있지만 여러번 보게 되는 책이다.
아무리 좋은 주식이어도 거래량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엄청나게 맛있는 음식점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처럼... 팔고 팔려야 한다.
나를 비롯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행동한다.
조금 오르면 익절하고, 많이 떨어지면 본전이 될때까지 기다린다.
손실나는 주식은 빨리 처분해야 한다.
이익 나면 팔아야 한다는게 내 신조다.
아... 나는 몇년째 초보인건가...
그렇다. 이론은 간단하다.
상승종목만 남겨두면 된다.
하지만 요즘 주식시장의 상승은 잠깐이라는 것도 명심하자.
작전주, 세력, 전주... 돈은 많이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버는 것이다.
주식으로 장난치는 사람들에게 법은 더 냉혹해져야 한다.
그러니 너무 욕심내지 마라.
주식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었다. 모든 이론이 다 자신에게 맞을 수는 없겠지만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는 명문구들이다.
코로나로 인해 가라앉았다가 올랐던 주식시장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 이제 슬슬 젊은 주식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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