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트립에서 소개되는 덴마크의 하늘을 보니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88올림픽 때 유럽의 관광객들이 한국의 맑은 하늘을 부러워하며, 웃통을 훌훌 벗고 테니스 경기를 보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때 우리의 하늘은 참 맑았는데, 지금은 매일 미세먼지 정보를 체크하고 있다니 안타깝다.
오늘도 10년 전 책 이야기다. '북유럽의 매력' 깔끔한 북유럽의 디자인때문에 읽었던 책이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색다른 부분에서 눈길이 멈춘다.
책에 나오는 문구는 이렇다.
-- 우리는 절벽 끝에 걸터앉은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하지만 갑자기 강풍이 불어오자, 혹시라도 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밀려 떨어질까 봐 겁이 나서 도무지 절벽 끝에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추락 방지를 위해 이곳에 난간을 세우는 것에는 반대한다. 난간이 아름다운 풍경과 광활한 느낌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그순간 5, 6세쯤 괸 노르웨이 어린이 두 명이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두 아이가 몇 번이나 절벽 끝으로 다가가는 바람에 지켜보던 우리 등에 다 식은땀이 흘렀다. 주위를 살펴보니 아이들의 부모는 멀찍이 앉아 태연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안전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
책을 읽으면서 나도 아찔했다. 10년 전에는 없던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상상만 해도 식은 땀이 흐른다.
프레이케스톨렌. 해발 604m의 바위 끝에 아찔하게 앉아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작가는 바르게 이야기를 정리해준다. "때로는 위험한 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 되기도 한다. 위험을 인지하는 순간 위험에서 한 발짝 멀어진 셈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위험을 모르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일이다."라고 말이다. 부모들이 다시금 생각해봐야하는 대목이다.
화려함보다 심플하고 고상한 북유럽 스타일과 디자인, 그리고 그들의 안목과 생활방식들에 대해 가볍지만 포인트를 잘 짚어준 책이다. 10년 전 북유럽으로 훌쩍 떠났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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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다시 본 '둔감력'
10년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들었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예민해져가는 내모습이 보여서 책장을 뒤져 다시 읽었다. 아... 처음 읽었던 그때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영화나 소설같은 경우, 한참후에 보면 새롭게 보이는 내용과 주제들로 신선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책은 그럴만한 내용이 아닌데도 다르게 느껴진다. 내가 변하고 주변이 변하니 그런가보다.
느긋해져야 한다. 섬세함이나 둔감함은 타고난 것이지만, 마음가짐만으로도 변화를 줄 수 있다면 해봐야한다. 예민하게 반응하고, 답답해하고, 혼자 속으로 삭히는 것보다는 둔감력을 키우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을 듯하다.
모든 일에 조금씩 둔하게 반응했더니 다른 날들보다 훨씬 맘편하고, 미소가 생기는 하루였다. 차선을 바꾸고 끼어드는 차량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고 웃어버렸더니 마음이 한결 더 편해졌다. 사람에 대한 미움도 조금은 변한 듯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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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마지막 그림
'화가의 마지막 그림'.
책을 처음 배송받은 날 밤.
책을 펼치려다가 잠시 고민을 했다.
"재미있어서 늦게 자면 어쩌나"
잠시 고민을 하다가 책을 열었다.
첫번째 이야기 '그립고 그리워서, 그리다' 이중섭 편을 읽고 나서 조용히 책을 덮었다.
그리고 맥주를 꺼내왔다.
투박하고 시원한 작품 '황소'로 기억되곤 하는 작가 이중섭.
하지만 그의 작품 대부분은 부드럽고 잔잔한 그림이라는 것.
그리고, 가족을 그리워하는 그의 애절하고 절절한 느낌.
그 사랑의 느낌이 가슴에 한켠에 묵직하고, 깊게 와닿는다.
이중섭을 비롯, 반 고흐, 에곤 실레, 렘브란트, 바스키아 등 예술가 19인의 생애 마지막 작품 이야기를 통해 삶을 다시 생각하게끔 만드는 책.
한번에 조금씩 천천히 느끼고, 생각하면서 읽어나가야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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