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이정도는 써야지요.

뉴스브리핑 | 2017. 8. 4. 00:51
Posted by seesun


오랜만에 간 고향집 마루에 잘 돌아가는 선풍기가 있다. 디자인은 고풍스러운데 삼성제품이다. 선풍기 커버의 벗겨진 자국들을 보니 꽤 오래된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어렸을 때 발가락으로 버튼을 눌렀던 기억이 난다. 발가락으로 누르다니... 지금 생각하면 좀 미안한 버튼을 볼까?



삼성전자(三星電子). 그래 예전에는 삼성과 금성 두 전자제품이 맞수였지.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는 금성(지금의 LG)의 슬로건이었다. 기술의 금성보다 삼성이 더 오래가는구나. 금성이 10년을 좌우할 때 삼성은 30년을 보고 있었던 건가. 별 세개가 선명하게 보이는 예전 삼성전자의 CI다. 모델명은 SF-1406W. 정지, 미풍, 약풍, 강풍의 속도조절도 아직 잘 되고 있다. 


아직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회전도 잘 되고, 타이머도 잘 작동한다. 이토록 깔끔하게 보관하신 부모님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선풍기의 뒤를 살펴봤다.



탁상형 선풍기라고 하기엔 좀 크지 않나 싶다. 거실용 선풍기정도가 알맞는 이름일텐데 말이다. 제조년월을 보자. 1984년 7월이다. 무려 34년된 제품이다. 잘만 사용하면 30년 정도는 거뜬하다고 봐야 하는건가.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세탁기, 냉장고, TV도 8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한참 쓸만하다. 요즘은 고장나서 못 쓴다기보다는 지겨워서 못쓰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KS마크가 선명하다. 선풍기 및 천장선풍기의 표준번호인 KSC9301의 제1561호다. 1561번째 KS마크를 받은 선풍기라는 건가보다. 저 선풍기가 언제까지 잘 돌아갈지 궁금하다. 



 

북유럽의 매력

책장정리 | 2017. 7. 22. 23:47
Posted by seesun


배틀트립에서 소개되는 덴마크의 하늘을 보니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88올림픽 때 유럽의 관광객들이 한국의 맑은 하늘을 부러워하며, 웃통을 훌훌 벗고 테니스 경기를 보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때 우리의 하늘은 참 맑았는데, 지금은 매일 미세먼지 정보를 체크하고 있다니 안타깝다.

오늘도 10년 전 책 이야기다. '북유럽의 매력' 깔끔한 북유럽의 디자인때문에 읽었던 책이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색다른 부분에서 눈길이 멈춘다. 


책에 나오는 문구는 이렇다. 

-- 우리는 절벽 끝에 걸터앉은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하지만 갑자기 강풍이 불어오자, 혹시라도 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밀려 떨어질까 봐 겁이 나서 도무지 절벽 끝에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추락 방지를 위해 이곳에 난간을 세우는 것에는 반대한다. 난간이 아름다운 풍경과 광활한 느낌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그순간 5, 6세쯤 괸 노르웨이 어린이 두 명이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두 아이가 몇 번이나 절벽 끝으로 다가가는 바람에 지켜보던 우리 등에 다 식은땀이 흘렀다. 주위를 살펴보니 아이들의 부모는 멀찍이 앉아 태연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안전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


책을 읽으면서 나도 아찔했다. 10년 전에는 없던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상상만 해도 식은 땀이 흐른다. 


프레이케스톨렌. 해발 604m의 바위 끝에 아찔하게 앉아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작가는 바르게 이야기를 정리해준다. "때로는 위험한 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 되기도 한다. 위험을 인지하는 순간 위험에서 한 발짝 멀어진 셈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위험을 모르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일이다."라고 말이다. 부모들이 다시금 생각해봐야하는 대목이다. 


화려함보다 심플하고 고상한 북유럽 스타일과 디자인, 그리고 그들의 안목과 생활방식들에 대해 가볍지만 포인트를 잘 짚어준 책이다. 10년 전 북유럽으로 훌쩍 떠났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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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다시 본 '둔감력'

책장정리 | 2017. 7. 10. 23:56
Posted by seesun


10년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들었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예민해져가는 내모습이 보여서 책장을 뒤져 다시 읽었다. 아... 처음 읽었던 그때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영화나 소설같은 경우, 한참후에 보면 새롭게 보이는 내용과 주제들로 신선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책은 그럴만한 내용이 아닌데도 다르게 느껴진다. 내가 변하고 주변이 변하니 그런가보다. 


느긋해져야 한다. 섬세함이나 둔감함은 타고난 것이지만, 마음가짐만으로도 변화를 줄 수 있다면 해봐야한다. 예민하게 반응하고, 답답해하고, 혼자 속으로 삭히는 것보다는 둔감력을 키우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을 듯하다. 

모든 일에 조금씩 둔하게 반응했더니 다른 날들보다 훨씬 맘편하고, 미소가 생기는 하루였다. 차선을 바꾸고 끼어드는 차량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고 웃어버렸더니 마음이 한결 더 편해졌다. 사람에 대한 미움도 조금은 변한 듯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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